공간 기획

공간은 무형의 ‘자산’이면서 동시에 유형의 ‘장소’이다. 콘텐츠, 브랜딩과 같은 가상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실제 삶을 영위하는 구체적인 장소이기도 한 것이다.

이러한 가상성과 실재성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가치이다. 그래서 트렌드 중심의 기획, 브랜딩, 디자인 등은 아이러니 하게도 대상의 가치 지속성에 반하는 리스크가 되기도 한다.

또한 기획, 브랜딩, 디자인은 재료, 기술, 제작, 시공 방법 등을 아우를 수 있는 총체적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이다. 대상의 근간인 구체성을 고려하지 않은 상품성은 가치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단독 주택은 지극히 개인을 위한 공간이지만, 일반적으로 공간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회적 커뮤케이션을 근간하고 있다. 대상에 대한 다양한 스펙트럼은 존중해야 하겠지만, 공간의 공동성, 타자와 구분되는 ‘동일성’, ‘고유성’ 등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필수적인 대상이다.

생각해 보면 단독 주택이란 사적 공간 조차 혼자만의 공간이 아닌 가족과 함께 하는 공간이며, 타인과 어울려 사는 마을 속의 집이다. 다소 이율배반적인 공간의 양면적 속성은 공간을 해석하고 기획, 브랜딩 하는 관점에서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공간은 기발한 아이디어, 창의적 상상력만으로 가치의 지속성을 유지하는데 충분하지 않다.

또한 공간을 기획, 브랜딩 한다는 것은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A에서 Z까지, 요소 하나하나부터 큰 틀의 방향성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세심한 ‘총체성’이 필요한 작업이다.

별 볼일 없을 것 같은 상가 주택일 지라도 경우에 따라 고유한 전략과 각각의 특수성이 고려되어야 할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렌탈 하우스, 소규모 숙박 시설, 사옥, 근린 생활 시설 등 모든 공간적 대상은 저마다의 상황에 따라 해석, 전략, 판단, 컨설팅 등의 문제가 총체적이고 체계적인 프로세스로 다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공간 기획, 브랜딩은 생각의 관점, 경험과 해석, 유연한 전문성 등이 총체적으로 요구되는 작업인 것이다.

더불어 건축, 조경, 인테리어, 가구 등 개별 전문 영역을 하나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그동안 건축을 기반한 공간과 장소가 오롯한 고유성을 가지지 못했던 이유는 개별 전문 영역이란 이유로 체계적으로 총체화되지 못한 이유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체계성, 총체성의 문제는 비용의 투자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작업 주체의 고유한 영역이자 전문성의 영역이다.

건축, 조경, 인테리어, 가구 등 개별 영역은 각각의 유니크함 보다 공간과 장소라는 가치 안에서 어우러질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보다 총체적인 가치를 획득할 수 있어야 한다.

기획, 브랜딩 한다는 것은 아이디어의 생산 문제 뿐만이 아니라, 제반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공간과 장소라는 고유성을 근간한 구체적인 아이덴티티와 감성을 부여할 수 있을 때 궁극적 가치가 발현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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